라피신 첫 날의 절망적 후기


Published on March 24, 2021 by Hyle

42seoul lapicine 라피신

6 min READ

와 내가 블로그라는 걸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우선 내 소개를 하자면 4기 2차 피시너(1)이다. 국립대 전자과인데 23살때 전기쪽으로 방향을 일찍 틀었다가

현재 27살에 다시 코딩쪽으로 가고싶어서 라피신을 하고있는 상태다. 전자과도 코딩배우는 데 1학년때 잠깐 배우고 나는 앞에 말했다시피 일찍 포기했다. 그냥 코딩이 뭐다 if문 while문이 뭔지 알음 for문 쓰는 법 잘모름.

라피신 일주일 전부터 준비했는데 롤 하는 시간이 더 많았을 듯 부스트코스에 있는 cs50만 다 봄, 모두의 코드, 코딩도장도 하려했는데 디스코드나 오픈카톡에 뭐 올라올라오는 것들(git 알고리즘게임 같은 거) 보다가 못함. Wsl깔고 우분투깔고 vimadvanture, vimtutor이런 거 했음.

내 성격은

인싸 아님 : 인스타 스토리같은 거 잘 못올리겠음

걱정 많음 : 라피신 전날 한숨도 못잠 이틀전부터 10시에 잤는데 전날 아침6시부터 8시까진가 눈만 감고있다가 (20번깸) 샤워하고 출발함… 걱정되서 그 날 또 밤샘

끈기 있음 : 첫 날부터 밤샘

잘 못 나댐 : 라피신 오픈카톡방같은 곳에서도 못 나댐

적당한 사교성 : 대화 적당히 통함

남한테 폐끼치기 싫어하는 성격 : 근데 어느정도 알게 되면 폐끼침 죄송ㅋㅋㅋㅋㅋ

결론부터 말하자면 진짜 불구덩이에 빠졌다…

라피신이 프랑스어로 수영장이고 수영장 한 가운데 빠뜨려서 수영장에서 어떻게든 살아남는 사람을 본과정으로 데려가는 시스템이라는데

이건 수영장이아니라 용광로 한가운데 빠뜨려서 엄청난 멘탈(2)의 사람만이 살아남는 시스템인것 같다.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를 설명하자면

\1. 내 절망적 상황을 어디에다가도 기록해두고 싶다.

\2. 현재나 다음 기수에 같은 상황의 피시너 분이 계시다면 동질감을 느끼고 싶다.

\3. 라피신기다리면서 뭐 하는 것도 없으면서 불안하니까 밤마다 후기만 찾아봤는데 그에 대한 보답을 이렇게라도 하려고한다.

\4. 블로그에서 만큼은 나대고 싶어요.

\5. 불구덩이에서 어떻게든 빠져나오고 싶다.

(제 블로그에서는 정보보다는 그냥 일기같은 거 쓰겠습니다… 죄송해요 아는 게 없어서 알려드릴 것도 없네용 ㅠ)

첫 날의 후기 시작

42서울(3) 4기 2차 라피신은 3월 22일 처음 시작하였다. 1기, 2기 300명씩 합쳐서 총 인원은 600명이고 이 중250명이 합격한다.

코로나 때문에 1그룹, 2그룹으로 나누어서 1그룹은 월 수 토, 2그룹은 화 목 일로 나누어서 진행하는 데 나는 2그룹이다.

10시반 (이때의 자신감을 100%으로 잡으면)설문조사같은 거 하고 닉네임만들어주고 사진찍고 카드찍는 법 배웠다. 3명씩 팀 지어줘서 아이스브레이킹타임도 가지고 밥도 같이 먹으라고 하심(이거아니었으면 혼밥이었을 듯)

12시 (자신감 90%)바탕화면에 있는 영상을 프랑스어로 된 영상을 자동번역으로 봤다. 나는 어디서 후기같은거 보고 vim(4)설정부터 했는데 집에서 우분투깔고 해봤는데도 이것도 5시간인가 걸려서 못하고ㅋ 포기했다가 나~중에 옆에 분이 알려주셔서 함. 근데 항상 해결하고 나면 안 됐던 이유가 어이없음.

2시 (80%)팀이랑 밥먹으러 나옴 왼쪽에 밥집이 있는지 오른쪽에 있는지 모름 김밥천국에서 밥먹으면서 대화를 좀 나눔. 두 분다 4학년 대학교 컴공 ㅋㅋ 전공자 비율 적다면서!!! 커피(5)사서 돌아옴. 나 커피 원래 안 먹는데 먹으면 뭔가 활력이 생길 것같기도하고 해서 샀음.

3시 (70%)현재까진 그래도 미래에 나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음 그리고 그 과제 어디서 보는지 6시간 걸려서 알아냄 (이게 생각안나서 다른 거 만졌던 것 같음) 전 날 잠 안와서 머리가 잘안돌아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님 손이 머리를 어디론가 끌고가긴 하는데(맞는 방향아닐 지도 모름) 머리는 멀뚱멀뚱 서있음. 어딘가 미로에 빠짐, 나는 내가 메이즈러너 주인공인 줄 알고 언젠간 빠져나가겠지 하고 맘 놓고 있었는데 촬영하다보니 나는 엑스트라 120이었고 엑스트라라는 걸 깨닫고 이쯤 되면 죽어야 하고 맘 놓고 있었는데 촬영스텝이 나 어디인지도 모르고 먼저가버려서 미로어딘가에 갇혀있는 느낌임. 소리질러서 내가 어디있는지 알려야함(질문)

후기에서 6시간동안 했는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면 동료평가라도 하라고 해서 동료평가를 하고 싶은데 동료평가를 어떻게 신청하는지 어디서 신청하는지모름 ㅋㅋㅋㅋㅋㅋㅋㅋ 남들이랑 100미터 달리기 시합하는데 남들은 도착해가고 있는데 출발선이 어딘지 나는 모름, 언제 시작인지모름. 어디 방향으로 출발해야 하는지 모름.

5시(50%) 과제 어디있는지 알고 ex00푸는데 어케 어케해서 한 것 같음 쉬운건 맞는 것 같은데 그래서 이게 한건지안한건지 모름 그냥 께름칙하게 ex01로 넘어감 거기서 부터 모름 진짜로,,, 2시간동안 고민하다가 옆에 분한테 말걸어서 이거 어떻게 하는 거에요 울먹거리면서 말검 키를 받아서 뭐 등록하고 알려주시는데 막상 나는 이걸 왜 알려주시지? 이거 해야하는 건가 싶음 하지만 나는 고개만 끄덕거리고 있음 알고보니 필수로 뭔가를 해야하는데 나는 그것도 안해놓은 상태였던거임 여튼 그거 설명듣고 ex02 알려주시는데 헐 이문제만 보고 이걸 어떻게 알고 구글링을하고 이걸 어떻게 적용을하고 다물어봤다. (애초에 문제도 프랑스어를 번역해놓은거라 그런지 이해가 잘 안 됨, 물건을 사서 설명서를 읽어보는데 프랑스어로 되어있는 설명서밖에 없어서 파파고로 번역해서 봐도 이해가 안되는 느낌, 그렇지만 의지할 수 있는건 그 설명서하나) 여튼 ex01까지 풀었다.

11시(10%) 나는 인천 살아서 11시 8분이 막차다. 막차타고 가려다가 vim사용법 알려주신거 만지다가 막차놓침 ㅋㅋㅋㅋ 진짜 머리 회전율 0에 수렴.. 어쩔 수 없이 밤새게 됐는데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맘속으로 조금 들음 이대로 집가면 진짜 다 때려치고 싶을 것 같았다.

새벽2시 (15%) 동료평가하는 법 다른 분께 물어서 처음 시도해봄 3개 연달아 잡혀서 폐끼침 ㅋㅋㅋ 평가시간인데 어디로 가야하는 지 모름 ㅋㅋㅋㅋㅋ 그것도 첫 평가자님 어케 찾아서 물어봐서 다음 평가자님한테 가서 또 물어보고,, 많이 물어보고 싶었는데 다 연달아잡혀서 마지막분께 많은 걸 물어봤다. 그렇게 3분 평가하고 나니까 그래도 감이 좀 잡힌 느낌이었는데 막상 자리에 앉으니 아무것도 못하겠음. 그리고 잘하시는 분도 계속된 실패(6)에 멘탈깨지셨는데 괜히 그 분께 가서 어케 공부해야 하냐고 도와달라고 찡찡댐 위로해주시고 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당 멘탈이 나가버렸어요 정말

새벽 5시 40분(25%)까지 잡고 있다가 거의 그대로 베끼다시피 어케 물어보고 어케 해서 90퍼센트 타인의 힘으로 ex09 번까지 적어놓고 로그아웃 하고 엘레베이터탔는데 머리기신 남자분과 1분정도 대화했는데 먼저 친절하게 말 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 정도 했나고 여쭤봤다. “절반도 못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 정도면 많이 한거죠 만족합니다” 이 분은 붙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에 앉으셨던 분인데 계속 혼자 하셨던 것 같은데 절반정도를 혼자 힘으로 하셨다면… 나는 진짜 동료평가하면서 다 배운 거라 내 힘으로 한 건 하나도 없는데… 자신감 10% 오른 이유는 다른 건 아니고 이 분의 긍정적인 힘과 열정이 채워주신 것 같다.

같이 합격하시죠 ㅎㅎ

7시 50분

지하철에서 잘까봐 버티다가 집가서 엄마한테 하소연하다가 잤다 한참 잘 줄 알았는데 3시에 일어나서 이거쓰고 있다. 4시간 걸림 블로그만들고 뭐하다보니ㅋㅋㅋㅋㅋ 뭐하는 거지 나

디스코드랑 오픈 카톡은 엄청 활발하게 공부하시고 계신데 나는 내 갈길을 가야겠다. 솔직히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 따라다니는게 맞는건지… 혼자 뭐라도 깨우쳐야 하는지

미래의 나 or 여러분을 위해 드리는

저는 전자과나와서 족보에 익숙해졌고 전기기사도 준비했어서 기출문제를 통한 문제 풀이가 익숙해요.

그래서 문제가 주어지면 같은 유형의 뭔가를 찾아서 대입하고 싶은데 코딩은 워낙 방대해서 그런게 없나봐요

ls -l 이라는 함수만 보더라도 이에 해당하는 옵션이 상당히 많죠. 그리고 구글링이 상당히 중요한데 저는 그런 기출식이 익숙해서 그런지 검색을 하더라도 엄청나게 한정을 시켜서 검색하는 게 익숙해요.

근데 그런 정보는 진짜 드문가봐요. 그냥 리눅스 ls 옵션 이런식으로 검색을 해서 보고 man 함수라는 걸 이용해서 함수가 뭘 의미하는지 옵션이 뭘 의미하는지 알아보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냥 대충 때려넣으면 맞겠지라는 생각은 안 통해요 그냥 구동이 안됨,,, 구동되더라도 틀릴 걸요… 정확하게 정독하는게 중요해보이고,,,

헐 뭐야 후기에서 RTFM(7)이라길래 그냥 보고 넘어갔는데 이걸 내가 강조하네…

준비하시는 분들은 저처럼 후기를 보기보단 shell, 깃, vim.. 나중엔 c가 중요하다고 하네요

깃이 뭔지 깃함수가 뭔지 리눅스가 뭔지 유닉스가 뭔지 저도 몰라요 내일 또 가는 데 가기전에 공부하려구요,,, 가면 조급해서 인지 아무것도 눈에 안 들어와요 그 시험 날 쉬는 시간에 아시죠 그 자기공부하는 애는 드물고 걔네들 주변에서 뭐 나올 것같아? 하는 애가 저에요 정신은 다른 데 있고 후…

아 그리고 그 잘하는 분들도 실패를 겪으시고 실패하게 되면 다시 도전해야합니다… 점점 격차가 벌어지겠지만 그렇게 기하급수적으로 차이나진 않아요 (나중은 달라지겟지만) 그래서 뭐다? 자기 페이스대로 공부하자!!! (지금 놀고 있는 거 아닙니다 맘 다 잡고 있는 거에요!)

주석

(1) 피시너는 라피신참가자, 카뎃은 라피신합격후 본과정참가자를 의미함

(2) 강철멘탈도 용광로에는 녹습니다.

(3) 포리투서울로 읽는 거라네요 사이 서울이 뭔가 편한데 일사학번 십사학번같은건가 여튼..

(4) 한컴같이 파일만드는 프로그램, 근데 뭐 어떻게 하면 작동이됨.

(5) 오아시스(휴게실)에서만 섭취가능

(6) 이 분은 목이 너무 아프다고 하시더라구요 실패하면 다시 동료평가받아야함. 대단…

(7) Read The Fucking Manual

마치면서…

주말이나 생각나거나 멘탈나가면 다시 2차후기 쓰겠습니다.